여러분이 대학 교수라고 상상해 보십시오. 캠퍼스에 총격 사건이 발생해 학생 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불과 며칠 전 당신의 연구실에 찾아와 미래에 대한 꿈을 반짝이던 제자였습니다. 깊은 슬픔과 긴장 속에서, 당신은 학생들을 배려해 중간고사를 긴장된 강의실 대신 집에서 편안히 치르는 ’테이크홈(Take-home) 시험’으로 전환해 주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채점을 시작했을 때,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점수표를 마주합니다. 수강생 86명 중 무려 40명이 100점 만점을 받았습니다. 이전보다 훨씬 어렵게 출제한 시험이었음에도 반 평균이 96점이었습니다. 34년간 교단에 서며 반 평균이 80점을 넘긴 적조차 없던 수업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것이 바로 지난 봄 브라운 대학교 경제학 석좌교수 로베르토 세라노(Roberto Serrano) 교수가 겪은 실제 사건입니다. 이어진 사건은 아이비리그 역사상 최대 규모의 AI 부정행위 스캔들로 비화되었으며, 미국 전역의 학생, 학부모, 대학들에게 강력한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게임이론 석학의 ‘덫’
세라노 교수는 평범한 교수가 아닙니다. 그는 전략적 의사결정을 연구하는 세계적인 게임이론(Game Theory) 전문가이며, 브라운대 경제학과가 사용하는 교재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비정상적인 점수 분포를 본 그는 당황하는 대신 전략을 세웠습니다.
그는 시험 문제를 ChatGPT에 그대로 입력해 보았습니다. AI는 정답을 도출했지만, 특유의 장황하고 우회적인 증명 방식(단순한 직접 증명 대신 모순 귀류법을 불필요하게 사용하는 등)을 취했습니다. 조교들과 함께 확인한 결과, 수십 명의 학생 답안지에서 놀랍도록 똑같은 AI 특유의 풀이 패턴이 발견되었습니다.
하지만 세라노 교수는 중간고사를 즉시 무효 처리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학생들에게 게임이론 교과서에 나올 법한 공지를 보냈습니다:
“현재로서는 중간고사를 무효로 선언하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에게 제 의심이 틀렸음을 증명할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즉, 기말고사의 점수 분포가 중간고사와 유사하게 나온다면 중간고사 성적을 그대로 인정하겠습니다. 그렇지 않고 제가 예상한 대로 결과가 나온다면, 중간고사를 전면 무효화하고 기말고사 반영 비율을 대폭 높이겠습니다.”
학생들의 침묵은 길었고, 그 침묵 자체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전례 없는 붕괴: 기말고사의 진실
강의실에서 감독관이 입회한 가운데 손으로 직접 쓴(In-person, handwritten) 기말고사가 치러졌을 때, 수치는 모든 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 **18명의 학생이 기말고사 직전 과목을 드롭(수강 취소)**했습니다.
- 9명은 등록은 유지했으나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 도망치듯 이탈한 이 27명 중 22명이 중간고사에서 100점 만점을 받았던 학생들이었습니다.
- 시험장에 들어와 기말고사를 치른 59명의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에 48점이었습니다.
- 0점을 받은 학생도 3명이나 나왔습니다.
- 이 과목 역사상 이전까지 가장 낮았던 기말고사 평균은 65점이었습니다.
결국 19명이 F 학점을 받았습니다. 세라노 교수는 중간고사를 전면 무효 처리하고 기말고사 비중을 80%로 재조정했습니다. 교수의 결론은 단호했습니다: “부정행위의 실증적 증거는 압도적이다.”
부정행위를 하지 않는 학생도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이 사건은 단순히 일부 양심 없는 학생들이 적발된 해프닝이 아닙니다. 교육 현장의 ’상호 신뢰’가 무너졌을 때 모든 학생이 치러야 할 대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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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크홈(자택) 과제와 시험의 종말
세라노 교수는 앞으로 다시는 테이크홈 시험을 출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매주 제출하던 연습문제 과제도 AI로 해결 가능하므로 성적 반영에서 제외했습니다. 프린스턴 대학교는 무려 133년간 이어져 온 ’무감독 시험(Honor Code에 따라 교수가 시험 도중 강의실을 비우는 전통)’을 폐지하고, 2026년 7월부터 모든 시험에 의무적으로 감독관을 배치하기로 결의했습니다. 133년간 두 번의 세계대전과 인터넷 보급을 버텨낸 신뢰의 전통이 ChatGPT 시대를 맞아 단 한 학기 만에 무너진 것입니다. -
교실 평가 환경의 급변
숙제와 보고서를 학생이 직접 썼는지 신뢰할 수 없게 되면서, 대학 교육은 즉석 지필 시험, 구두 구술 시험(Oral exams), 실시간 논리 검증 위주로 급격히 회귀하고 있습니다. 성실하게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들조차 훨씬 더 피로하고 엄격한 감시 환경을 견뎌야 합니다. -
명문대 학위 가치와 신뢰도 추락
기업 채용 담당자와 로스쿨, 의대 입학처가 “아이비리그 학생들도 집에서 보면 96점, 감독관 앞에서는 48점”이라는 현실을 알게 되었을 때, 브라운이나 프린스턴 학위의 신뢰도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세라노 교수는 일갈했습니다: “우리가 진실과 양심, 정직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학계로서 무슨 신뢰를 가질 수 있겠습니까?”
빙산의 일각: 만연한 AI 부정행위
브라운대 사건은 예외적인 돌연변이가 아니라, 가장 극적으로 수면 위에 드러난 한 사례일 뿐입니다.
- 2026년 프린스턴 재학생 설문조사에서 29.9%의 학생이 과제나 시험에서 AI 부정행위를 저지른 적이 있다고 시인했습니다. 익명 설문조사임에도 3명 중 1명이 인정한 것이니 실제 비율은 훨씬 높을 것입니다.
- 스탠퍼드 출신 언론인 테오 베이커(Theo Baker)는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요즘 대학에서 과제를 해결하는 데 AI를 쓰지 않는 사람을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고 썼습니다.
- 브라운대 자체 조사에서도 학부생의 56%, 대학원생의 67%가 생성형 AI를 주간 또는 일간 단위로 사용하고 있었지만, 3,000개 강의 계획서 중 절반 이상은 AI 사용에 대한 명확한 규정조차 없었습니다.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핵심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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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겉핥기는 결국 탄로납니다.
챗봇에 의존해 과제를 쉽게 때우는 습관은 실시간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퇴화시킵니다. 세라노 교수의 기말고사에서 처참한 점수를 받은 학생들은 ’배움을 외주화(Outsource)’했을 때 어떤 파국이 오는지 보여주는 산증인입니다. -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진짜 지적 체력을 길러야 합니다.
모두가 챗봇으로 그럴듯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시대일수록, 즉석에서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논리를 정교하게 구술하며, 기계 없이 깊이 있게 사고하는 능력의 희소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갑니다. -
대학 진학의 목표를 재정립하십시오.
세라노 교수는 17세 때 망막 질환으로 시력을 완전히 잃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점자를 배우고 명석한 지적 훈련을 통해 하버드에 진학했으며 브라운대의 최고 석좌교수가 되었습니다. 그는 시각장애를 “내가 최적화해야 할 또 하나의 제약 조건일 뿐”이라며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시각장애라는 엄청난 신체적 제약 속에서도 자신의 지성을 한계까지 밀어붙였던 노교수의 눈에, 기술에 의존해 스스로 바보가 되기를 선택하는 명문대생들의 모습은 과연 어떻게 비쳤을까요?
“우리는 바보가 되기를 선택해서는 안 됩니다(We cannot choose to become idiots).”
단순히 명문대 간판이라는 자격증(Credential)을 따기 위한 요령이 아니라, 대학을 진짜 학문적 역량을 기르는 장으로 대하는 정직한 학생만이 앞으로 다가올 거대한 인공지능 시대의 격변 속에서 살아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