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의 SAT 갈등: 3,000명의 교수가 표준화 시험 부활을 요구한 이유와 닫혀버린 문

이런 광경을 상상해 보십시오. 여러분은 세계 최고의 공립 연구중심대학인 UC 버클리의 미적분학 교수입니다. 개강 첫 주, 15년 동안 써온 진단 평가 시험지를 신입생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그런데 수강생의 4분의 1이 기초 중학 대수학을 풀지 못합니다. 일부는 반올림을 할 줄 모르고, 한 자릿수 덧셈조차 버거워합니다.

이것은 가상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버클리에서 30년간 교편을 잡은 즈베즈델리나 스탄코바 교수가 2020년 이후 매 학기 목격하고 있는 처절한 교실의 현실입니다.

“마치 교실의 바닥이 완전히 꺼져버린 것 같았습니다. 학생의 3분의 1이 허공에서 자유낙하하고 있었고, 교수로서 제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스탄코바 교수만의 고립된 외침이 아닙니다. UC 산하 9개 캠퍼스 수학과 학과장 7명을 포함해 무려 3,000명이 넘는 UC 교수진이 이공계(STEM) 지원자의 SAT/ACT 시험 부활을 촉구하는 공개 연명 서한에 서명했습니다. 그러나 개혁의 물꼬가 트이는 듯했던 순간, UC 입학 정책 위원회는 재검토 계획을 돌연 백지화했습니다.

UC 캠퍼스 내부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수험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전모를 밝힙니다.


교수들의 반란을 촉발한 충격적 데이터

2025년 11월, UC 샌디에이고(UCSD) 입학 평가 실무위원회가 공개한 보고서는 UC 시스템 전체를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

  • 2020년과 2025년 사이, 고등학교 수준에 미달하는 수학 실력을 지닌 신입생이 무려 30배 폭증했습니다.
  • 이들 중 70%는 미국 중학교 수준의 수학에도 미달했습니다.
  • 고등학교 수학 내신에서 ’전 과목 A’를 받았던 학생 132명이 초등학교 및 중학교 연산 과정을 가르치는 기초 보충 수업(Remedial Courses)으로 강제 배정되었습니다.
  • UC 버클리에서는 1학기 미적분학 수강생의 최소 20%가 3년 연속 진단 평가에서 심각한 학력 결손을 보였습니다.

원인은 명확했습니다. 2020년 UC가 SAT/ACT 시험을 전면 폐지(Test-Blind)한 이후, 강의실은 무너져 내리고 있었습니다.


UC는 애초에 왜 시험을 없앴는가?

2020년 5월, 자넷 나폴리타노 당시 총장이 이끄는 UC 이사회는 SAT/ACT 점수 제출 요구를 만장일치로 중단했습니다. 고액 과외를 받을 여력이 없는 저소득층과 유색인종 학생들의 입학 장벽을 허물겠다는 ’사회적 형평성(Equity)’이 명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사회의 시험 폐지 결정은 UC 자체 교수진의 공식 권고를 정면으로 무시한 결정이었다는 점입니다.

당시 UC 교수평의회 표준화 시험 태스크포스는 수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해 *“SAT/ACT 점수가 고교 내신(GPA)보다 대학 학업 성공을 훨씬 더 정확하게 예측하며, 입학사정관들이 출신 환경의 맥락 속에서 점수를 평가할 때 소외 계층 학생들의 선발을 오히려 도울 수 있다”*며 시험 유지를 공식 건의했습니다. 그러나 이사회는 정치적·사회적 압박 속에서 교수들의 전문적 의견을 묵살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중학교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2026년 봄, 교수들의 분노는 폭발했습니다. 5월 25일, 600여 명의 STEM 교수들이 다음 4가지를 요구하는 공개 서한을 발표했습니다:

  1. 2027년 가을 입시부터 STEM 지원자 대상 SAT/ACT 수학 점수 제출을 즉시 부활할 것
  2. 이 점수를 대학 수업을 들을 수 있는지 가늠하는 최소 준비도(Readiness) 지표로 활용할 것
  3. STEM 교수진에게 해당 전공 입학 기준에 대한 공식적 감독 권한을 부여할 것
  4. 입학 선발 기준이 실제 학생들의 대학 학업 성취도와 부합하는지 실증 검증할 것

서명자는 순식간에 3,000명을 돌파했습니다. 스탄코바 교수는 세간의 통념을 뒤흔드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습니다:

“저는 SAT가 다양성을 해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돕는다고 봅니다. 준비되지 않은 학생에게 합격증을 쥐어주어 세계적인 명문대에 입학시킨 뒤, 결국 적응하지 못하고 낙제하게 만드는 것이 과연 진정한 다양성입니까?”


돌연 재검토 계획을 철회한 BOARS 위원회

2026년 6월, 입시 정책을 총괄하는 BOARS(학교연계입학위원회)는 시험 재도입 타당성을 검토할 실무 작업반 구성을 발표하며 한발 물러서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한 달 뒤인 7월 11일, 이사회 정기 회의를 사흘 앞두고 BOARS는 모든 재검토 로드맵을 전격 취소하고 백지화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공식 문서는 웹사이트에서 조용히 삭제되었습니다.

왜 갑자기 발을 뺐는가?

  • 정치적 갈등과 내부 저항: 즉각적인 시험 부활을 요구하는 교수진의 압박과, 시험 복원을 ’교육 불평등으로의 회귀’로 규정하는 진보 시민단체 및 입시 관료들의 반발 사이에서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 데이터 공백: 2020년 이후 점수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아 현재 학생 집단과 과거를 비교 검증할 통계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기술적 한계가 제기되었습니다.
  • 스마터 밸런스(SBAC) 대안 논란: 캘리포니아주 공립고 11학년 표준 학력평가(SBAC)를 SAT 대신 입시에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었으나, 타주 및 유학생과의 형평성 문제로 혼선이 가중되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외톨이’가 된 UC

UC가 혼란 속에서 결정을 미루는 동안, 미국 유수의 사립 및 주립 명문대들은 일제히 시험 필수 정책으로 복귀했습니다:

  • 하버드, MIT, 예일, 브라운, 다트머스, 칼텍, 스탠퍼드: 시험 제출 복원
  • 프린스턴, 컬럼비아, 코넬: 단계적 시험 필수화 확정
  • UC 시스템: 전미 최상위 대학 중 유일하게 점수를 아예 보지 않는 ‘테스트 블라인드’ 고수

지금 UC를 준비하는 수험생을 위한 최종 결론

  1. UC 입시에서 SAT 점수는 2028년 이전까지 여전히 무용지물입니다: 아무리 1600점 만점을 받았더라도 UC 지원서 심사관은 그 점수를 볼 수 없습니다. UC에 올인한다면 완벽한 GPA와 도전적인 과목(AP/IB), 진솔한 에세이에 집중해야 합니다.
  2. 그러나 ’실제 수학 실력’은 목숨처럼 챙겨야 합니다: 합격증이 여러분의 대학 졸업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SAT를 보지 않고 요행히 합격하더라도, 1학년 미적분학 진단 평가에서 0점을 받고 낙제하는 비극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3. 진짜 실력으로 무장하십시오: 대학이 입학 전에 여러분의 학업 결손을 걸러내 주지 않는다면, 여러분 스스로가 그 결손을 메워야 합니다. 학교에서 가장 어려운 수학 과목을 이수하고, 단순 암기가 아닌 기초 원리를 철저히 마스터하십시오.